스포있습니다.
2021년 4월 9일 넷플릭스 개봉작
영화 <신세계>, <브이아이피>, <마녀>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
범죄 누와르 (어두운 분위기)
러닝타임 131분
"보면서는 몰랐는데 보고나니 재밌는 것 같기도"
별점: ★★
출연진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이기영
[오프닝이 너무 루즈해]
깡패새끼 태구.
오프닝에서 태구는 죽을병에 걸린 친누나와 조카를 교통사고로 잃는다.
세사람의 인사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너무 루즈해.
그래ㅡ 백번 양보해서 두사람의 죽음을 알리기 위한 친절한 설명이었다고 치자,
굳이 태구가 병원에 가서 누나의 상태를 듣고 두사람이 아버지가 다르다는걸 설명해주고 어쩌고 이게 왜 필요해?
너무 클리셰잖아
그냥 누나와 조카가 차에 타고 작별인사 하는 순간 범퍼카가 와서 박살 내버리면 속이 시원했겠어.
여기서 시간 너무 잡아먹어.
이 영화는 참 지루하겠구나 하는 인상을 심어준다.
오프닝이 참 중요한데-
[제주도 좋지~]
제주도에서 두사람이 아무말없이 시간을 보내는 건 좋았다.
누구나 알 수있는 폭풍전야.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든것들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죽음이 두렵지 않는 두사람]
가족을 잃은 두사람이 만나는 설정자체는 클리셰였지만
서로를 보듬아주지도 가엾이 여기지도 않는 모습은 담백해서 좋았다.
이미 전여빈배우의 얼굴이 이영화의 분위기를 끌고가기 때문에
굿캐스팅이란 생각이 든다.
기억에 남는 두사람의 에피소드는
전여빈 자신의 머리를 겨눈 총.
그걸 본 태구가 안절부절 못하는데
빵-
하지만 실탄이 없었을 때
재밌었다.
또
시한부 전여빈이 태구에게 같이 자자고 했는데
태구가 자기도 취향이라는게 있다며 거절했을 때
그것도 재밌었다.
[차승원배우는 왠지 80퍼센트 애드리브였을거야]
자신의 캐릭터가 분명한 차승원배우
뱉는 대사마다 찰떡마냥 착착 붙는게 왠지 80퍼센트는 애드리브였을거야.
그나마 가장 의리있고 한입 갖고 두말 안하는 캐릭터.
나쁜 역할이지만 싫어할 수 없는 이유.
[전여빈배우의 총.총.총]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사격을 보여준 전여빈.
시한부에 깡패새끼들(차승원)한테 가족을 전부 잃었다.
삶의 의미도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삶.
장난처럼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겨눴을 때
어쩌면 그녀는 그런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을 지도.
자신을 겨눈 총은 어느새 남을 위해 쓰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을 위해 쓰기도.
엄태구와 함께 다녀간 바닷가.
그곳에서 발을 담궜던 두사람.
거기가 제일 좋았을까.
전여빈의 마지막은 그때 그 맨발.
맨발 위에 차가운 파도가 넘실대는 그 순간.
그때 맞이하게 된다.
[보통은 안죽잖아]
주인공 태구가 죽어서 다행이야.
살렸으면
재미없었을거야.
태구가 죽고나자 이 영화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여자, 아이를 극에서 방치해두는게 우리나라 영화라고 생각했다.
특히 이런 누와르 범죄 영화같은 것들은.
하지만 전여빈배우에게 아주 큰 역할을 던져줬지.
결말도 전여빈을 끝으로.
결말이 참 맘에 드네.
거기 제주도 바닷가도.
넘실대는 파도도.
또 총도.
"나는 가끔 살아야할 이유를 모르기도 하지만
나와 살고 있는 누군가를 보면서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